트레이너 생활을 시작하고 몇 년 동안, 홍팀에게는 이상한 습관이 하나 생겼습니다. 회원이 그만두는 날짜를 기록하는 것이었습니다. 1월에 등록한 회원은 언제 발길이 끊기는지, PT 10회를 끝낸 회원은 그다음 달에 몇 번이나 나오는지. 기록이 쌓일수록 패턴은 잔인할 만큼 선명했습니다. 대부분 석 달을 넘기지 못했고, PT가 끝나면 혼자 남은 회원은 조용히 사라졌습니다.
처음에는 회원의 의지를 탓하고 싶었습니다.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. "수십 명이 똑같은 지점에서 무너진다면, 그건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 아닌가." 그날부터 홍팀의 관심은 '오늘 한 시간을 어떻게 잘 가르칠까'에서 '이 사람이 여섯 달 뒤에도 여기 있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'로 옮겨갔습니다.
답은 하나씩 시스템이 되었습니다. 안 나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헬스장이 문제라면, 매일 같은 시간에 트레이너가 기다리는 고정 시간 예약제를 만들면 됩니다. 비용 때문에 PT를 이어가지 못한다면, 월 정액으로 매일 코칭을 받는 무제한 PT라는 구조를 만들면 됩니다. 감으로 하는 운동이 문제라면, 매 세션의 중량과 세트를 기록으로 남기면 됩니다. 지금 노네임의 운영 방식은 그렇게 회원들이 무너졌던 자리마다 하나씩 세워 올린 장치들입니다.
그래서 홍팀의 첫 상담은 조금 다릅니다. 몸무게나 체지방률보다 먼저 묻는 것이 생활입니다. 몇 시에 출근하는지, 야근은 얼마나 잦은지, 주말에는 무엇을 하는지. 운동 계획은 그 사람의 하루 안에 들어갈 수 있어야 지켜지기 때문입니다. 아무리 완벽한 프로그램도 회원의 삶과 충돌하면 삼 주를 넘기지 못한다는 것을, 홍팀은 그동안 기록해온 수많은 이탈 날짜들로 배웠습니다. 목표를 정할 때도 "여름까지 10kg"보다 "석 달 동안 주 4회 출석"을 먼저 약속하게 합니다. 결과는 통제할 수 없지만 출석은 통제할 수 있고, 출석이 쌓이면 결과는 따라온다는 것이 홍팀의 오래된 계산법입니다.
팀장이 된 지금도 홍팀이 후배 트레이너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운동 지식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. "회원이 안 나오면 회원 탓하지 말고, 우리 구조에서 구멍을 찾아라." 세션이 끝난 뒤 팀 회의에서 오가는 이야기도 누가 몇 kg을 들었느냐가 아니라, 이번 주에 출석이 흔들린 회원이 누구이고 무엇이 바뀌었느냐입니다. 화려한 말보다 출석부를 믿고, 의지보다 시스템을 믿는 것. 그것이 홍팀이 팀 전체에 심어놓은 노네임의 방식이고, 50평 PT샵이 200평 센터가 되는 동안에도 변하지 않은 원칙입니다.